:: 커피친구 :: > BBS > 감자의 매력

어릴적엔 구슬보다 크고 탱자보다 작은 감자를
간장에 졸여 놓은 반찬이 단단하고 맛있었지만 커오면서 감자라는 먹거리와는 멀어져 있었었다.

30대 후반 까지도 식당에 가면 주음식이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오는 음식도 감자는 그리 많지않았지만
이런 먹거리가 저변에 깔리기는 5년 전 정도부터 인것 같다.
이제는 뭐 메추리알 대신 감자가 나오는 집이 많다.

소주 한 잔 할까라는 말 보다 막걸리 한 잔 할까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보면,
글 쓰는 사람이 중산층에 들지 못한다는 것,
나이를 먹었다는 것,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 등등이 있겠지만
사실 막걸리나 맥주나 술값은 같지만
막걸리는 촌놈이 마시고 맥주는 도시놈이 마신다는 그런 인식이 아직도 있는게 사실인지라
그래도 많이 대중화되었으니 다행이다. 상대적인 촌놈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 삶은 감자 도시락.
산행을 하면서 감자만큼 좋은 음식도 없다.
좀 큼지막한 감자를 삶아 몇개를 소금, 열무김치등과 같이 챙겨 가면
하루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음식이다.
휴대도 편하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고 깨지지도 않고 말이다.
또 감자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식같다.
거부감이 없어 소화도 잘되고 금방 포만감을 느끼니 다이어트 먹거리로는 일품이다.
어디 컵라면에 비유를 하겠냐고...

- 감자 찌게?
이 녀석을 칼로 껍질을 벗겨 뭉퉁 뭉퉁 잘게 썰어 냄비에 넣고
약간의 물을 붓고 삶는다.
고춧가루, 간장,파,양파,마늘,매운고추,된장조금,참기름을 넣고 삶으면
정말 좋은 반찬도 될 수 있다.
여기에 참치나 두부를 넣어도 소주 1병 까기에도 좋은 안주가 된다.

- 감자 전
믹서에 갈아서 전을 붙여 먹어도 끝내주는 막걸리 안주가 된다.

이외에도 감자 볶음, 감자탕... 등등이 있겠지만
감자의 종류가 꽤 되는 모양이다.
어떤 감자는 단단하면서 쫀득 쫀득 찰지기도 하고
어떤 감자는 솜털처럼 포근 포근하니 말이다.

올 3월인가..
이미 싹이 나버린 감자를 음식쓰레기통에 버려 놓았기에
이거 심으면 싹이 나고 감자도 먹을 수 있지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추위를 이기고 싹을 틔우는 모습이 좋아서
절반으로 쪼개 땅에 심고 7월 중순에 캐 보니 바가지로 절반 정도가 되었다.
큰건 탱자 보다도 좀 크고.. 깨끗한 감자다.
심고 캐서 먹어보는 경험은 참 기가 막히다.

야구공 크기만하다는 반찬용 10kg 과 중간크기인 구이용 10kg 을 주문해서
나름대로 참치도 넣고 해서 막걸리를 한 잔 씩 하고 있다.
감자의 매력은 쉽게 술안주를 만들 수 있어서 외로움을 없애주는데 있다.
그렇게 감자 안주에 일잔 하면서 내 안의 자유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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